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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커스 이슈

로봇 통해 자궁경부암 수술 받은 환자, 임신·출산 성공

by 이포커스 2021. 8. 11.

일러스트/곽유민 기자

로봇을 통한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팀(김슬기·서동훈·김현지 교수)은 10일 로봇을 통한 자궁경부 광범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을 시행, 임신 및 출산까지 안전하게 이뤄진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팀 발표로 자궁경부암 환자들은 물론 난임 부부들에게 좋은 성공 사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궁경부암 증상과 진단 방법은?

자궁은 체부와 경부로 구성되는데 질과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전 세계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특히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덕분에 발병률이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발생률이 10만명당 14.1명 정도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2~3배 높다.

원인은 성 접촉에 의한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때문인데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가 HPV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20세 미만에는 발병하는 경우가 드물고 주로 3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점점 증가해 50대에 가장 높다. 16세 이전에 조기 성 경험을 했거나 성교 대상자가 많은 여성도 발병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증상은 성교 후 질 출혈이 가장 많다. 처음에는 경미한 수준이었다가 이후 암이 진행되면서 출혈량이 늘어나고 악취가 생기기도 한다. 암이 진행돼 주변 장기인 직장, 골반, 방광, 요관 등으로 전이되면 혈뇨, 직장출혈, 허리통증, 체중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방법은 대표적으로 자궁경부 세포검사가 있는데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진단해 빈도를 낮춘 검사법이다.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은 누구나 1년 간격으로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질병이 있음에도 음성으로 나타나는 ‘위음성률’이 50%에 달할 정도라 단점이 있다.

자궁경부를 확대 렌즈를 통해 관찰하는 질확대경 검사도 있다. 눈으로 이상 징후가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기에 중요한 수단으로 분류된다.

외래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고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HPV 테스트도 있다. 병적인 변화가 있는 부위의 크기와 중증도의 예측이 가능하다.


1기부터 4기까지...치료 방법은?

병기는 크게 1기부터 4기로 나누고 상피 내에만 암세포가 존재해 상피내암이라고 불리는 0기도 있다. 0기는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아 암의 분류에 속하지 않는다. 1기는 암이 자궁경부에만 발생했고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은 경우, 2기는 병변이 자궁경부를 벗어났으나 골반벽으로까지는 퍼지지 않고 질벽 상부 3분의 2까지 침윤한 경우 또는 자궁 옆 결합 조직에 침윤한 경우, 3기는 병변이 질의 하부 3분의 1까지 침윤되거나 골반벽 침윤 또는 요관침윤으로 신장이 부은 경우, 4기는 병변이 주변 장기(방광이나 직장점막)를 침범하거나 원격전이가 된 경우를 말한다.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 나뉜다. 치료법은 환자의 병기, 암의 크기, 연령,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최근에는 자궁 전체를 들어내기보다는 자궁경부만을 절제해 임신능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수술법이 발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자궁경부에 광범위한 절제술을 받고 나면 해당 부위가 폐쇄 혹은 협착돼 자궁 자체의 기능은 남아있어도 물리적 구조상 임신이 힘들어진다는 점인데 이번 분당서울대 연구팀의 성공으로 희망이 생긴 셈이다.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한다?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성생활, 금연, 예방접종,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는 성접촉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첫 성경험 나이를 늦추고 성 상대자수를 최소하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콘돔 등 피임기구를 사용해야 한다. 다만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는 피부 접촉이 원인이므로 콘돔이 의미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담배를 피우면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또 HPV 예방접종은 100여 종이 넘는 HPV 중 고위험군인 HPV 16형과 18형 등 일부 종류를 예방할 수 있다. 접종 연령은 서바릭스는 만9~25세, 가다실은 남자 만 9~26세이고 여성의 경우 만 26~45세까지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임상시험에 따른 연령이므로 만 26세 이상 남성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 남성도 HPV 바이러스를 보유 중인 경우가 있어서다. 남성에게는 자궁경부암이 발병하지 않지만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성관계를 통해 여성을 감염시킬 수 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하더라도 1~3년에 한 번 조기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김영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인유두종바이러스 중에서도 고위험군인 16번, 18번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고 외음부암과 질암, 항문암, 구강암 등도 예방할 수 있다”며 “그러나 100% 예방은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접종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백신 접종에 가장 좋은 나이는 9~26세이고 예방백신에 따라 55세까지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간혹 부작용에 대해 과하게 염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미 120여 개국에서 승인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약이므로 충분히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