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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커스 비즈

"미국서 팰리세이드 생산하지 마"..현대차 노조 또 '발목 잡기'?

by 이포커스 2021. 9. 14.

팰리세이드 '미국 내 현지 생산' 방안에 노조 반발

현대자동차가 인기 SUV 팰리세이드를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2년여 만에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 생산은 현대자동차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 한국에서의 생산 물량으로는 공급을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어 꺼내든 방안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해외 생산 시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단체 협약 조항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 내부에서조차 '공장 재배치가 우선'이라는 주장과 '자신들의 생산 물량을 다른 공장에 넘겨주기 힘들다'는 의견이 엇갈리며 노조 내부 갈등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대기업 노조 가운데서도 강성 노조, 귀족 노조라고 불린다. 이들은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매년 파업을 무기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도 현대차 노조는 지난 5월 60일간의 임금 협상을 벌인 끝에 통해 타결을 이뤄냈다. 기본급 7만5000원, 주식 5주 지급, 품질 향상 및 재해 예방 격려금 230만원, 성과금 200%에 350만원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2014년 성과급 870만원을 지급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공장별 생산 물량 이전, 노조 합의 없인 불가능

현대차는 단체 협약에 따라 국내 공장별 생산 물량을 조정하거나 국내 생산 차종을 해외에서 생산하게 돼 국내 공장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고용 안정위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의 해외 자동차 기업에는 없는 현대차만의 제도다.

현대차는 국내 생산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미국 내에서의 수요가 늘고 있음을 앞세워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새 차 인도까지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실정이다. 이에 사측은 미국 내 생산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에도 거부 의사를 밝히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고용 안정위에서도 노사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생산 증산이 무산될 경우 내년 3만5000대의 공급 부족을 예상했다.

노조 내부에서조차 미묘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일감이 넘치는 울산공장 내 물량을 일감이 부족한 전주공장에 넘겨 활용하자는 노조 내부의 의견도 대립하고 있는 것이 다. 전주공장 물량은 울산공장의 35%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를 사겠다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음에도 내부 갈등으로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밀려드는 수요에 제때 응답하지 못한다면 신뢰성과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수 기자 jisukim@e-focus.co.kr